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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수로요 도예 레지던시 입주

  • 작성자 사진: soyeon kim
    soyeon kim
  • 8월 22일
  • 3분 분량

2024.5.-2024.10.


경남 고성군 구만면에 위치한 수로요보천도예학교에서 경상남도문화예술진흥원 지원의 수로요 도예레지던시에 입주하여 도예 작업에 도전하였다. 평면작업에서 입체, 설치작업으로 작품세계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고, 경남 고성,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레지던시를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도예 작업 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작가들과의 교류, 다른 레지던시 작가들과의 교류, 게릴라 창고 전시, 국제도예워크샵, 아트페어, 단체 기획전 등의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였다. 

​너무 당연했지만 잊고 지냈던 사실들, 우리는 이미 원래부터 자연의 일부였고, 우리의 이상세계는 자연으로부터 벗어날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흙]이라는 물성과 언제라도 이상세계의 무대가 되어야할 [자연], 그리고 그 곳의 일부인 [우리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지나면서 작업을 하고 있음을 느꼈다. 작업 중에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와 일상의 순간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들을 곁에 두고 지내는 시간들 하루하루를 손끝으로 담은 조각들이 작품이 되는 것을 지켜 보았다.

 누구라도 자연인 우리에게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하는가' 는 절실히 우리의 삶에 크나큰 선택이고, 힘이고, 운명임을 깨닫는 시간들을 통해 수로요라는 소속감을 주는 공간에서 참 많이 감사하고, 감동하고, 셀레고, 벅참을 자주 느꼈다. 작업하고 준비하는 내내 이렇게 감동할 일인가 싶은 작은 순간도 크게 감동하고 표현하는 사람들 곁에서 행복한 레지던시 입주 기간을 하루하루 아깝게 소중하게 보낸 것 같다.


예술반창고

2024.8.6.-8.10.

     

Homo Ludens. 250x450cm(50x450cmx5개). 2024
Homo Ludens. 250x450cm(50x450cmx5개). 2024

수로요도예레지던시 프로젝트 전시 '예술반창고'는 사천에 위치한 '정미소레지던시' 작가님들과 콜라보한 전시이다. 수로요도예레지던시가 위치한 경남 고성군 하일면에 버려진 어느 창고를 직접 청소하고 전시 장으로 활용한 새로운 개릴라 전시였다. 

호모루덴스는 '놀이하는 인간'이란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고, 문화 그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역설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조흥윤은 한국인이 전형적인 호모루덴스라 하였는데 이는, 일과 여가와 신앙에서 구분되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고 즐겨지던 삶의 표현으로 놀이 문화가 전개되어 왔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는 본인을 포함하여, 그 어느 때보다 노는데 진심인 현대인들이라 생각한다. 그 것은 일 없이 논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즐기겠다는 의지라 해석한다.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는 것은, 삶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고, 가장 중요한 요건이지 않은가 생각해보았다. 해당 작품은, 삶에 대해 의지를 가지고, 삶을 유희하고 즐기는 호모루덴스의, 호모루덴스에 의한, 호모루덴스를 위한, 십장생도 작업이다.

그래서 더 크게 모든 것을 즐기기를 욕망하는 평소 뜻을 담아, 큰 작업으로 시도해보고 싶었고, 전시할 공간이 층고가 높지만 어두운 창고임을 가만하여 크지만 화려하지 않게 흑백 작업으로 시도해보게 되었다.

빛 바랜듯한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곁에 와 있고, 우리는 모습만 다를뿐 각자의 놀이를 각자의 삶 속에 품고 살고 있고, 또 그렇게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우리의 삶을 무척 사랑하는데 애쓰고 있음을 기록한다.

     

​국제 도예 워크샵_날 것 그대로

2024.9.1.

수로요도예레지던시 국제도예워크샵, '날 것 그대로'에서는 중국, 싱가포르, 한국의 도예작가들과 수로요 입주작가들이 함께 작업하고 생활하는 일주일 간의 작가 교류 및 역량강화 기획이다. 함께 작업하면서 서로의 작업 방식도 공유하고 각자의 고민에 대해서도 나누었으며, 부산 선진지도 견학하고, 함께 발표하는 오픈스튜디오까지 가지면서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특히 오픈 스튜디오에서는 Melting deer 이라는 주제로 똑같이 생긴 흙으로 빚은 사슴 두 마리를 마주보게 하고 한마리의 사슴을 물이든 수조에 담궈 녹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 사슴은 원래 흙이였다. 퍼포먼스 과정을 통해 결론적으로 물에 녹아 흙이 된 사슴 이지만 사실 그 사슴은 원래 흙이었고, 잠깐의 순간에 사슴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찰나의 모습이 녹아 형상이 없어지는 과정을 통해 그 흙의 원래가 마치 '사슴의 형상'이었 던것 처럼 표현되게 된다. 

​본질과 그것이 변해가는 과정, 그리고 변화한 결과 까지 그것들이 어떤 관계로 바뀌어가는지 생각해보는 퍼포먼스였고, 흙을 가지고 도자 작업을 하는데 어떤 정서를 담아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녹아서 형상을 잃어가고, 그것을 지켜보는 것, 하지만 그것은 어떤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과정이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었고, 우리가 오늘을 살면서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과 비슷하게 닿아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녹아가는 사슴과 그것을 지켜보는 사슴은, 무병장수라는 무리수를 유한한 삶 속에서 동경하고, 언젠가 세월에 잠식될 것을 확신하는 스스로의 존재를, 그저 지금 존재함이 영원할 것 처럼 최선을 다해 직면하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이다. 


지켜보는 사슴도, 녹아내리는 사슴도 지금의 [나]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부여 받았기에 무한한 삶을 동경하지만, 서로의, 또 스스로의 유한한 삶의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과정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 과정만은 무한히 헛되지 않는, 서로의 존재를 이어주는 긴 순간들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되고 있다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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